Microsoft AI Tour Agenthon 2026 해커톤 도전기
- AI
- 2026. 2. 27.
AI에 관심은 꽤 일찍부터 있었습니다.
ChatGPT 나오고부터 이것저것 만져보고, 업무에도 슬슬 쓰기 시작하고.
Claude랑 Gemini도 써보고, 자동화 스크립트에 LLM을 끼워넣어 보기도 하고. "관심 있다"고 말할 정도는 됐습니다.
그런데 관심과 실행 사이에는 생각보다 큰 간극이 있더라고요.
LinkedIn 타임라인에는 "AI 에이전트로 업무 자동화했습니다" 글이 매일 올라오는데, 그러던 중 Microsoft Korea에서 AI Tour Agenthon을 연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Copilot Studio라는 로우코드 플랫폼으로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해커톤. 해커톤이라는 것도 난생처음이었습니다.
"해커톤은 개발자들이 하는 거 아니야?" 싶었지만, 로우코드라니까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마음 하나로 신청 버튼을 눌렀습니다.
## AI Tour Agenthon이 뭔데?
Microsoft가 글로벌로 진행하는 AI Tour의 일환으로, 한국에서는 에이전톤(Agenthon) 이라는 이름의 해커톤이 열렸습니다. "Agent + Marathon"의 합성어로, Microsoft Copilot Studio를 활용해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대회입니다.
Low-Code Day 교육 세션을 시작으로, 약 한 달간 각자의 아이디어를 구현해서 PPT, 데모영상을 제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교육 세션에서는 "출장 도우미 오케스트레이터"라는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을 따라 만들어봤는데요.
오케스트레이터가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고, 출장 규정 에이전트와 현지 가이드 에이전트로 분기하는 구조.
솔직히 이 교육 세션에서 처음 알게 된 것들이 많았습니다.
**토픽(Topic)이 뭔지, 차일드 에이전트가 뭔지, 오케스트레이터가 어떻게 라우팅하는지**
이런 기본 개념조차 교육 전에는 몰랐습니다.
관련 자료를 찾아봐도 한국어 자료는 거의 없었고, 영어 문서도 빈약했고요.
그래서 전략을 바꿨습니다. "다 이해하고 시작하자"에서 "일단 만들면서 배우자"로.
뭘 만들었나: 보안 인식 허브 (Security Awareness Hub)
왜 보안 교육이냐
제가 정보보안팀에서 일하니까, 매일 느끼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기업 보안 사고의 대부분은 사람의 실수에서 시작되나 그걸 막기 위한 보안 교육은 연 1~2회, PPT 몇 장 보여주고 서명 받는 게 전부. 참여율은 바닥이고, 교육받은 직원도 수일 내에 다 잊어버립니다.
"매일 보안 뉴스를 요약해서 알려주고, 그걸로 퀴즈를 내고, 사고 신고까지 한 곳에서 처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 생각이 에이전트의 출발점이었습니다.
### 구조 ###
[사용자] → Teams → [보안 인식 허브 (오케스트레이터)]
│
┌─────────────┼─────────────┐
▼ ▼ ▼
[뉴스 큐레이터] [퀴즈 마스터] [사고 대응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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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SharePoint Lists (3개) + Power Automate (2개)
- 오케스트레이터: 사용자 의도 분석 → 적절한 자식 에이전트로 라우팅. 도구 0개.
- 뉴스 큐레이터: 매일 6개 RSS 소스에서 보안 뉴스 수집 → AI 요약 → 카드뉴스/리포트
- 퀴즈 마스터: 수집된 뉴스로 퀴즈 3문제 동적 생성 → 채점 → 결과 자동 저장
- 사고 대응 가이드: 자연어 사고 신고 → 초동 대응 안내 → 티켓 자동 생성 → 보안팀 알림
뉴스 수집 악기텍쳐 일부 발췌

과정: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하기
토픽? 차일드 에이전트? 그게 뭔데
Low-Code Day 교육을 받기 전까지, 저는 Copilot Studio를 한 번도 열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토픽(Topic)이라는 개념
- 에이전트 안에서 특정 대화 흐름을 정의하는 단위
- 이것도 교육에서 처음 알았고, 차일드 에이전트(Child Agent)라는 게 부모 에이전트 밑에 붙어서 전문 역할을 하는 구조라는 것도 그때 처음 이해했습니다.
문제는 교육 이후였습니다.
교육에서는 따라 만들면 됐는데, 이제 내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해야 하니까요.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 공식 문서는 개념 설명만 있지 실전 가이드가 없고, 한국어 자료는 사실상 전무했습니다.
커뮤니티에 물어볼 사람도 없었고요.
그래서 그냥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만들다 막히면 에러 메시지 보면서 원인을 추측하고, 설정을 하나씩 바꿔보고, 안 되면 지우고 다시 만들고. 이 반복.
삽질의 연대기 — 16개의 이슈
만드는 과정에서 기록한 이슈만 16개입니다.
몇 가지만 꼽자면:
1. "세부 정보를 알려주세요"의 무한 반복
SharePoint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도구를 만들었는데, 에이전트가 "저장할 항목의 세부 정보를 알려주세요"를 끝없이 반복합니다.
반나절을 헤맨 끝에 알아낸 원인은 사이트 주소와 목록 이름을 "AI로 동적 채우기"로 설정하면 스키마를 못 읽어서 개별 열이 안 나타나는 문제.
"사용자 지정 값"으로 고정해야 했습니다. 공식 문서에는 당연히 없었습니다.(못찾았을수도..)
2. 퀴즈 답변을 성적 조회로 오인
퀴즈 마스터에 도구를 4개 붙였더니, 사용자가 "1a, 2b, 3c"라고 답변하면 에이전트가 이걸 성적 조회 요청으로 오인해서 엉뚱한 도구를 호출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걸 발견했는데 Copilot Studio에서 도구 설명(Description)이 지침(Instructions)보다 우선합니다.
지침을 아무리 상세히 써도 소용없었고, 결국 충돌을 일으키는 도구 자체를 제거하고 3개로 줄이니까 안정화됐습니다.
3. 오케스트레이터가 엉뚱한 곳으로 라우팅
"사고 처리 현황 알려줘"라고 했더니 뉴스 큐레이터로 보냅니다.
"현황", "분석" 같은 키워드가 겹치니까요.
우선순위 기반 3단계 라우팅으로 지침을 전면 개편해서 해결.
4. 도구가 에이전트끼리 공유 안 됨
뉴스 큐레이터에서 만든 SharePoint 도구가 퀴즈 마스터에서 안 보입니다.
Copilot Studio 도구는 에이전트별 귀속
당연히 공유될 줄 알았는데, 각각 별도로 만들어야 했습니다.
이런 것들의 연속이었습니다. 하나 고치면 둘이 터지는 클래식한 패턴. 그런데 돌이켜보면, 이 삽질 하나하나가 가장 효율적인 학습이었습니다. 공식 문서 100페이지 읽는 것보다 에러 한 번 만나는 게 더 많이 가르쳐줬으니까요.
결과: 리소스 절감, 그리고 업무 바운더리의 확장
숫자로 보면 대략적으로 산정해봤을 때:
1. 보안 뉴스레터 제작 : 주 4시간에서 15분 (검토만)
2. 보안 교육 참여율 : 30% (분기 1회)에서 80%+ 목표 (주간 퀴즈)
3. 사고 초동 대응 : 평균 2시간에서 15분 (자동 가이드)
4. 연간 절감 : 500시간+에서 ~ 6,000만원 상당
물론 이건 추정치입니다.
하지만 진짜 의미 있는 건 다른 데 있습니다
이 에이전트가 하는 일 중 상당수는 기존에 안 하던 일입니다.
매일 보안 뉴스 브리핑? 사람이 하기엔 시간이 없어서 안 했습니다. (자동화로 알림만 받도록 세팅하여 볼사람만 봄)
매주 보안 퀴즈 출제? 콘텐츠 만들 여력이 없어서 분기 1회가 한계였습니다. (업체 비용, 내부 변화관리 공수...)
사고 신고 후 자동 티켓 생성과 보안팀 알림? 내부 업무처리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매우 번거로운 프로세스
월간 카드뉴스, 분기 트렌드 리포트? 엄두도 못 내던 일이었습니다.
리소스 절감도 의미 있지만, "안 하던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이게 에이전트의 진짜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업무의 바운더리 자체가 넓어진 거죠.
그리고 보안팀뿐만 아니라 RSS 소스와 키워드만 바꾸면 법무, HR, ESG 등 어떤 부서든 같은 구조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30초면 전환 가능.
솔직한 아쉬움: 창의력의 한계
해커톤에 참여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아이디어의 한계였습니다.
시나리오를 풍부하게 떠올리는 창의력. 이건 기술력과는 별개의 영역이더라고요.
다른 팀들의 아이디어를 보면서 "저런 발상은 어디서 나오지?" 싶을 때가 많았습니다.
같은 도구를 쓰는데, 시나리오가 다르면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기술적 구현 능력은 삽질하면 늘어나는데, 풍부한 시나리오를 구상하는 능력 이건 다른 종류의 근육이었습니다.
저는 내가 잘 아는 도메인(정보보안)에서 내가 매일 겪는 문제를 풀었습니다.
그건 확실한 강점이었지만, 동시에 발상의 범위가 거기에 갇힌 느낌도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의 숙제입니다.
더 다양한 분야의 사례를 보고, 다른 사람들의 문제 해결 방식을 관찰하고, 시야를 넓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치며
해커톤이라는 걸 난생처음 해봤습니다.
토픽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16개의 이슈를 만나고, 14개를 해결했습니다.
기존에 안 하던 일을 할 수 있게 됐고, 동시에 제 창의력의 한계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Copilot Studio, SharePoint, Power Automate, Teams 통합, 멀티에이전트 아키텍처
M365 환경에서는 비용절감도 획기적으로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 한 달이 제 커리어에서 가장 밀도 높은 학습 기간이었다는 건 확실합니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직장인이 있다면 모르는 상태가 정상입니다. 관련 자료 없는 것도 정상이고요.
그냥 만들면서 배우면 됩니다.
업무 자동화나 AI 에이전트 시나리오에 관심 있는 분이 있다면 편하게 연락 주세요.
Copilot Studio로 멀티에이전트 구축하면서 겪은 삽질 기록, 이슈 해결 과정, 설계 노하우 등 기꺼이 공유하겠습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끼리 이야기 나누면 훨씬 빨리 배울 수 있으니까요.